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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위크/빅돔기사]“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연세대 학생 ‘빅돔’ 봉사 “첫 날 한 권 팔아서 울 뻔”
빅이슈 모르는 연세대 학생 많아… 체계적 홍보 필요
이가온 기자  |  lgo11@campus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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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5  17: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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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판' 강명렬씨는 두달 째 연세대 앞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다.
연세대 앞 신호등을 오가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자신의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거나 오로지 앞만 보고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잠깐이라도 멍하게 서 있으면 사람들에게 치일 것 같은 거리에서 “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다”를 외치는 대학생들이 있다. 일명 ‘빅돔(빅이슈 판매 도우미)’이라 불리는 그들은 봉사 관련 수업을 듣는 연세대 학생들이다. 3월부터 ‘빅돔’ 활동을 시작해 일주일에 두 번씩 빅이슈 판매를 돕고 있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온다. ‘빅돔’이 먼저 “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한다”고 구호를 외치면 ‘빅판’(빅이슈 판매자)이 “빅이슈 나왔다”며 뒤를 잇는다. 금요일 저녁, 따뜻한 ‘불금’을 보내는 ‘빅판’ 강명렬 씨와 ‘빅돔’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시민사회와 자원봉사' 수업을 듣는 연세대 학생들 일부는 '빅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빅판’과 ‘빅돔’, 서로의 첫인상이 궁금하다. 
▲ 임민아(연세대 응용통계 2): 처음부터 아저씨가 말을 많이 걸어주셔서 괜찮았다.
강명렬: 뭘 괜찮아, 무섭게 생겼지. (웃음) 벌써 5~6번 만났으니 편해졌다. 강변역에서 9개월 동안 빅이슈를 팔다가 연세대 쪽에 온 지는 두 달 됐다. 매일 다른 학생들이 와서 봉사를 하니까 참 좋다. 혼자보다 둘이 좋고 둘보다 셋이 좋지 않나. 판매부수도 좀 올라간다.

-‘빅돔’에 참가하게 된 계기.
▲ 임민아: ‘시민사회와 자원봉사’ 수업을 듣는데 의무 봉사활동 20시간을 해야 한다. 따로 알고 있는 봉사기관이 없어서 교수님께 이곳을 추천받았다. 평소 빅이슈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빅이슈 사무실을 방문해 사전교육을 받고 나니 취지를 더 잘 알게 됐다.

-어떤 교육을 받았나. 
▲ 임민아: 빅이슈가 어떤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잡지 한 권을 팔 때마다 수익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알려준다. 수시로 외치는 ‘희망의 잡지 빅이슈를 판매한다’는 구호도 배운다.

-처음 거리를 나왔을 땐 어땠나.  
▲ 임민아: 많이 팔아야 좋은데 사람 많은 곳에서 홍보 하려니 많이 부끄러웠다. 지금은 익숙해졌다.

-자신의 홍보 덕분에 잡지를 산 첫 손님이 기억나나.
▲ 박영신(연세대 응용통계 2): 우리 과 친구들이 샀다. 하하. 일반 손님이 와서 잡지를 샀을 땐 정말 감동적이었다. 첫 날엔 한 권 팔아 울 뻔했다. 다 같이 열심히 하자고 격려했다. 그 다음엔 15권이나 팔았다.

  
▲ '빅판'과 '빅돔' 모두 "연세대 학생들이 빅이슈를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학생들이 많이 사는 편인가.
임민아: 이화여대나 고려대 앞에서 빅이슈 파는 걸 보면 학생들이 많이 사던데, 우리학교 학생들은 빅이슈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한테 팔려고 해도 ‘이게 뭔데?’라고 묻는다. 
박영신: 아무래도 신호등 앞에서 파니까 어디론가 빨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연세대 학생들이 많이 알 수 있도록 좀 더 큰 차원에서 홍보가 필요하다.

-마음처럼 안 되니 많이 속상하겠다.
▲ 박영신: ‘빅돔’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사람들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겠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의욕이 많았는데, 우리가 뭘 하든지 자기 갈 길 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점점 위축되더라. 원래 성격이 활발한 편인데도 그렇다.
강명렬: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래. 영신이 별명이 ‘캡틴 박’이다. 학생들 중에서 대장이다. (웃음)
임민아: 누군가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빨리 지나가면 속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돔’ 활동하면서 주변도 더 살피게 되고 좋은 취지의 일을 하고 있으면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빅돔’ 하기 전에 빅이슈를 사 본 사람은 없나.
▲ 일동: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임민아: ‘빅돔’ 하고 나선 많이 사봤다. 재능기부로 모인 콘텐츠들인데 좋은 내용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다른 잡지와 비슷하다.

-얼마 전 이화여대 학생들이 ‘빅판’에게 중고 바이올린을 선물했다. 연세대 학생과도 그런 교류가 있었나.
▲ 강명렬: 그 분은 2년 째 이화여대 정문에서 판매하고 있고 난 여기 온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다. 그래도 연세대 학생 20명 정도가 ‘빅돔’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는 얼굴들이 많다. 굳이 ‘빅돔’을 하지 않더라도 지나가면서 얼굴을 익히면 그 다음에 와서 인사하고 간다.

  
▲ 빅이슈를 판매하는 강명렬씨와 '빅돔(빅이슈 판매 도우미)' 활동을 하는 연세대 학생
-빅이슈를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 박영신: 빅이슈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됐음에도 아직 모르는 대학생들이 많다. 우리 같은 ‘빅돔’이 좀 더 창의적인 홍보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강명렬: 연세대 앞에서만 3년을 판매했는데 아직도 학생들이 많이 모른다. 그게 조금 서운하다. 여기 학생들도 ‘빅돔’을 통해 빅이슈를 알게 되지 않았나. 그런 식으로 점차 넓혀가야지. 바라는 건 따로 없다. 잡지를 많이 팔아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